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박완서 장편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후속편으로 성인이 된 후 작가가 겪는 6.25전쟁의 현실과 이데올로기의 혼란을 잘 녹여낸 책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전조였다면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클라이막스였다. 전쟁으로 분단선이 아래위로 드나드는 가운데 이데올리기의 혼란까지 겹치고 생존의 고난과 고통이 계속되는 가운데, 결국 작가의 오빠마저 세상을 떠난다. 어떤 것도 안정되지 않았던 전쟁 가운데의 여름. 반나절만에 부패해가는 오빠의 시신을 하루만에 매장하고 가족들은 그나마 남아있던 삶에 대한 오기조차 잃어간다. 죄책감과 배고픔은 그들을 둘러싸고 짙은 어둠이 내려앉는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고군부투하며 결국 미군Px에 취직한 작가의 삶이 손에 닿을 듯 느껴진다. 내가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역사를 그저 6.25전쟁이라는 한 단어로만 알고 있었던 것에 뼈저린 반성이 남는다. 두권의 책은 그 무엇보다 살아숨쉬는 듯 선명한 이해와 공감을 깊이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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